'제2회 석교중학교 총동문회 축제 한마당'에 다녀와서
이미영 2009-04-27
누구나 그럴까? 기수 모임이 없는 상태에서 동문축제에 간다는 것이 첨에는 쉽지 않았다. 아마도 홈피 활성화에 기여했기 때문에 자전거를 선물로 주게 되어 있다는 것과 내 친구 봉숙이가 광주에서 올라 온다는 소식이 없었더라면 가지 않았을 것이다.
오전 11시 정도에 온수역 옆 럭비구장에 도착하여 행사장 안으로 들어 갔다. 어제 비가 온 탓에 운동장이 젖어 있었지만 한쪽에서는 족구가 진행되고 있었고,날씨는 약간 쌀쌀했다.
기수별로 자리가 마련 되어 있는데, 다들 모르는 사람들 뿐이었다. 어디서나 잘 어울리고, 쑥쓰러워 하지 않는 성격이지만 연자언니를 만나고 친구들이 오기 전까지는 그 자리가 몹시 어색하고 낯설었다.
연자언니는 28회 선배인 현옥언니랑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일을 돕겠다는 말이 떨어지자 마자 바로 일을 맡기는 모습도 일처리를 잘 하는 언니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귀빈석에 앉아 계시는 회장님을 비롯한 어른들께 인사를 했다. 이철영부회장님 부부는 넘 친근한 분들이라 더욱 더 반가웠다.
석교고등학교에서 근무하셨던 박병진 삼춘은 예나 지금이나 넘 변함이 없었다. " 네가 미영이냐? 내가 너를 참 예뻐 했었지. 아부지께 안부전할 말 있으면 해라. 십일시에 자주 오시더라."
옆자리에 계시던 첨 뵙는 삼춘은(행사가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진도 친정아버지께 전화했더니 석교에서 우체부로 근무하셨던 삼춘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 네가 철린이 형님 딸이지? 네 언니 미경이가 요참에 미역 10개 가지고 우리집에 다녀 갔었다."
왜 늦게 오냐고 뭐라하던 24회 진용오빠도 눈에 보였고, 광주에서 감정평가사 직업과 동문회 간부도 맡고 있는 서망 광식이 오빠도 반가웠다. 우리동네 철호삼춘, 봉헌작은아버지, 영섭이 삼춘, 결후(?)삼춘, 시댁인 연동 선배들....... 갈수록 아는 사람들이 늘어 갔다.
선배들은 모두들 정겨운 고향 삼춘이고, 작은아버지고, 오빠고, 언니였다.
33회인 후배가 본부석으로 왔다. 얘기하다 보니 내연동 유미 동생이고 내동생 친구인 봉국이였다. 어렸을 때는 깡마른 모습이었는데 살이 붙어서 몰라 봤다. 필체가 좋았던 내 기억은 적중을 했고, 이름표를 쓰는 일을 맡겼더니 넘 잘 했다.
호진, 경옥, 순심, 금진, 봉숙, 후배 봉국이랑 맛있게 차려진 출장 부페에 감동을 하며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것을 무시하며 점심을 먹었다.
부페 음식을 먹으려고 줄을 서 있는데 이용채선배께서 나에게 이름표를 보여주며 웃으셨다. 역시 홈피에서 봤기 때문인지 이름 석자가 반갑고 정겨웠다.
29회 기수들 자리에서 이상윤선배가 " 미영아, 나 알것지? 나는 너 알것다." 하셨다. 얼굴을 보니 나도 알 것 같았다.
점심을 거의 먹었을 때 개회식이 진행되었다. 회장단 인사도 끝나고 시상식에서 총동문회 까페와 홈피 활성화에 기여한 동문에게 자전거가 상품으로 돌아갔다. 내 이름이 불리자 내 친구들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역시 학교 다닐 때나 지금이나 상을 타는 것은 좋은 것 같다.
이벤트가 진행되면서 아이들 그림그리기 시상식이 진행되었고, 노래 공연, 마술공연, 풍물공연이 진행되었다.
3시가 넘어서 결혼식에 갔다온 내 남편 낙균씨와 우리아들 준석 우석이, 그리고 연동 친구 명종이까지 왔다. 두 아들은 물만난 물고기처럼 운동장을 뛰어다니며 흙놀이를 하고, 마술 공연때는 손뼉을 치며 "와~아!"라며 연신 감탄사를 지르며 좋아 했다. 역시 애기 엄마는 애들이 즐거워하면 같이 즐겁고 신나는 모양이다.
공연들이 모두 재미있었다. 강강술래로 마무리를 하는데 술래가 진도아리랑을 불렀다. 봉숙이가 나를 밀치면서 진도아리랑을 부르라고 했다. 맘도 즐거워서 두 자락을 뽑았다.
집에 가려고 럭비구장 입구에 서 있는데 이상윤 선배가 지하철에 붙여 놓은 이정표를 떼러 간다며 멈춰 섰다. 오늘 새벽 5시 부터 준비했다고 했다. 총동문회 임원들과 기수임원들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동과 함께 감사의 마음을 새겼다.
마지막으로 강봉창선배님의 매끄러운 행사진행과 카리스마가 넘치는 리더쉽에 중학교 교생 실습 나와서 보여 주셨던 멋진 모습이 그대로임을 실감했다.